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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종 2020-03-26 08:36:07, Hit : 1
Homepage   http://ijkim.pe.kr
Subject   꼼수와 반칙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4·15 총선이 초유의 '카오스(대혼돈)' 상황으로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선거운동이 사실상 실종되면서 지역구는 깜깜이 선거가 됐고, 무엇보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가설정당들의 우후죽순 난립 속에 비례대표 선거전 혼탁 양상은 흐름을 따라잡기 어렵다. 원내 소수정당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름도 못 들어본 정당이 많더라"고 했을 정도다.
  
"위성정당은 정치를 장난으로 하는 것"이라던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저지'를 명분삼아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전격 결정했고, 기존에 논의해온 정치개혁연합과의 논의 테이블을 돌연 접더니 친문·친조국 중심 정당 '시민을위하여'를 파트너로 택했다. 결별 후 정치개혁연합과 벌이는 싸움은 범진보·개혁 진영으로서 한뿌리였다는 그 간의 구호를 무색하게 한다. 일찌감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들어 의원꿔주기로 세팅해온 미래통합당이 비례후보 밥그릇을 놓고 미래한국당과 벌이는 낯뜨거운 싸움도 연일 점입가경이다. 논란 끝에 한선교 미래한국당이 19일 물러나자 미래통합당 소속 원유철 의원이 곧바로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비례정당 이슈가 총선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맞서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군소정당은 각자의 셈법에 따른 이합집산에 분주하다. 그 사이에서 정작 유권자의 혼란은 가중돼 선거 판세 자체가 안갯속에 갇혔다.

여야 모두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꼼수와 반칙 일색이다. 정작 심판의 주인인 유권자들은 미증유의 카오스 총선에서 멀찌감치 소외돼 있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해 말 선거제도 개혁이란 취지 하에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있다는 게 정치권이나 학계 공히 나오는 얘기다. 양당정치를 종식하고 소수정당의 원내진입을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애초 콘셉트와는 다르게 거대한 꼼수와 반칙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카오스 총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봤다.

  
발단-선거법 통과…미래통합당 위성정당 공식화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12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이상징후가 처음 표면화한 건 지난해 12월 24일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다. 당시는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의결을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여야 합의 없이 범여권의 이른바 ‘4+1 협의체’를 통해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비례연합정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반(反)헌법적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 곧바로 저희는 비례대표정당을 결성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비례대표정당을 만들어서 임해야 하고, 우리 당도 비례대표정당 만들어서 임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선거법이) 정말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만 해도 정치권 안팎의 주된 반응은 “설마”에 가까웠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대응을 꼼수로 규정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정의당은 비례 위성정당 창당 시도를 “망상에 가까운 발상”(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이라고 봤다.
  
전개-미래한국당 출생과 민주당의 위기감

미래통합당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을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보내고, 공병호 공관위원장을 임명했다.

통합당은 빠르게 움직였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곧장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이 시점까지도 민주당은 ‘비례정당 때리기’에 몰두했다.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나서 비례정당을 위장정당·가짜정당으로 규정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각 정당들의 공격에도 통합당은 지난 2월 13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 열차엔 브레이크가 없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을 미래한국당 대표로 임명하고 김성찬·이종명·정운천·조훈현 등 현역 의원을 파견해 최고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주당 내부에 위기감이 번지며 현실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대로라면 미래한국당이 25석 가량의 비례 의석을 확보하는 데 반해 민주당의 비례 의석은 병립형에서 6~7석 정도만 얻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소위 '20점 접바둑'이란 현실론이 떠오른 게 이때부터다. 정의당은 지난 2월 21일 헌법재판소에 미래한국당의 정당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헌법 소원까지 청구했다.
  
위기-연이은 악재 속 민주당 움직임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위장 정당'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의석 싹쓸이'에 맞서야 한다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며 민주당 역시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 열차가 달리는 사이 민주당은 연일 악재가 터지며 내홍이 심화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 관련 공소장 비공개 결정과 임미리 교수의 신문 칼럼에 대한 고발 후폭풍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통합당은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이 높아진 민주당은 결국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 만들기와 실리 계산에 들어갔다. 수면 아래에선 비례연합정당의 모양새를 둘러싼 방법론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외곽에선 비례연합정당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민주당의 결단을 요구했다. 정치개혁연합은 지난달 28일 민주당·정의당 등 제도권 정당에 참여 제안서를 보냈다.  
  
절정-꼼수와 반칙 난무하는 '배신의 정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전당원투표'를 거쳐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투표에선 응답자의 74.1%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의 예상은 결국 상당부분 현실화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10일 의원총회, 12일 전당원 투표를 거쳐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론 내렸다. 통합당의 비례정당을 꼼수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은 연합정당 참여의 명분 역시 통합당에서 찾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뒤흔드는 위성정당에 맞서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총선 국면은 '배신의 정치'와 '이합집산'의 아수라장이다. 민주당 움직임에 맞춰 원내 소수정당과 군소정당의 헤쳐모여가 시작됐다. 정의당은 ‘위성정당 참여 절대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민생당은 기존 입장을 접고 연합정당 참여를 의결했다. 그 과정에서 민생당은 3명의 공동대표가 이견을 보이며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식됐던 정치개혁연합 대신 ‘시민을위하여’가 비례정당 협약 파트너로 결정되면서 혼란은 최고조 양상이다. 시민을위하여는 지난해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 된 친조국·친문 그룹 가설정당이다. 민주당의 합류를 예상하고 정치개혁연합 참여를 선언한 녹색당·미래당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정치개혁연합 측은 "민주당이 꽤 오래 전부터 이런 그림을 그려왔고 그 핵심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라고 주장하며 양 원장 징계를 민주당에 촉구하고 있다.

결말-'누더기 선거법' 재개정 논의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으로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했다. 지난 18일엔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하고 출범 기자회견을 결었다.
총선 이후 비례정당의 진로가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다. 모(母)정당인 통합당과 민주당은 일단 총선 이후 비례대표용 정당에 소속된 의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례정당 해산을 선택할 경우 비례대표 명부의 승계효력은 잃게 된다. 불가피한 사유로 비례대표 의원이 물러날 경우 이를 승계할 수 없어 공석으로 남게 된다는 의미다.
  
비례정당에 소속된 의원들이 총선 이후 모정당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큰 잡음이 있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비례정당이 독자 정당화를 꾀하며 모정당에 대한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정치개혁연합보다는 '통제가 쉬운' 시민을위하여를 택한 것도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에 보이는 태도가 일정부분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1대 총선에서 처음 적용된 연동형 비례제는 21대 국회가 열리면 재개정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는 얘기가 많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누더기 선거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결과를 만들었으니 21대 국회가 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백지 상태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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