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종 홈페이지
 
  처음으로 갤러리 하나 | 갤러리 둘 | 자유게시판 | 방명록 | 나의 이야기 | e-mail  
image

View Article     
Name
  김인종 2019-11-14 11:25:58, Hit : 9
Homepage   http://ijkim.pe.kr
Subject   어머니의 여름


호미숙


꽁보리밥 찬물에 말아 드시고

다 지워진 꽃무늬 몸빼바지에

고무줄도 늘어져 끈으로 허리 질끈 묶어

종종 걸음마다 늘어진 젖무덤을 출렁대며

호미 들고 밭으로 나가시는 어머니



작열하는 태양 아래 길고 긴 콩밭 고랑

깊이 팬 세월 주름 골에 엄니의 한숨이 배어들고

빨간 고추 익을 무렵 매미의 소리는 대지를 달궈

굽힌 허리는 호미처럼 굽어 피지도 못하고

등에 소금을 뿌려놓고 짠물을 훑어내던 어머니



해 질 녘 서산 해를 등지고 집으로 돌아와

실이 줄줄 늘어난 시렁의 삶은 보리

솥 바닥 깔아놓고 한줌 쌀 얹어

불 지피며 매캐한 연기에 울고

밥솥 눈물을 훔치며 울던 어머니



보릿고개는 높고도 높아

해는 길고 끼니는 다가오고

앉은뱅이 의자에 걸터앉아

부지깽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아궁이 마주하고 졸고 계시던 어머니


Name
Memo     resize writing form       


Password

:
 Prev    저항
김인종
  2019/11/15 
 Next    꿈이 이뤄지는 미국, 재건하고 싶어요
김인종
  2019/11/14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lifesay
copyrights? 네 맘대로 쓰세요!